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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나Blog 2008. 1. 28. 21:21
현장에 있다. 그러니까 요즘의 나는 건설 현장에서 건축 기사로서의 임무를 대충 그럭저럭 수행하고 있는 중이란 말이다. 아직은 현장에서 정신이 없다. 그러니까 육체적으로 바쁘기 보다는 정신적인 여유가 없다는 말이다. 무엇을 해야 하는 지도, 무엇을 봐야 하는지도,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 마치 세월이라는 커다란 물줄기를 아무런 힘 없이 떠내려가는 나뭇가지마냥... 그렇게 3주라는 시간을 나는 소비해 버렸다. 물론 달라진 점은 있다. 아무것도 몰랐던 철골공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도 알게 되었고, 현장의 그 수많은 공종들이 어떻게 맞물려서 돌아가는지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더 크게 깨달은 것은, 역시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실이 아닐까? 나름 4년이라는 시간동안 그 잘난 대학생이라는 허울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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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임Blog 2007. 12. 25. 16:38
여느 때와 같이 분당에서 102번에 몸을 실은 채 건대역으로 향하고 있던 며칠 전 저녁, 열심히 외모를 정리 정돈(?)하고 있는 여자가 문득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곱게 볼 화장 덧칠을 하고, 거울을 보면서 제대로 되었나 확인을 하기도 하더니, 빗을 꺼내어 까맣고 곧으며 긴 머리칼을 정갈하게 빗고 나서 하얀 털 모자를 조심스레 쓰고선 모든 게 제 마음에 들게 자리잡았는지 확인하느라 다시금 거울을 보던 그녀. 마치 그녀 마음 속에 설레임으로 자리잡은 그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듯, 그녀의 얼굴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 뒷모습만으로도 그 설레임이 느껴지는 듯 했다. 그녀의 얼굴이 궁금했던 내 마음이 갑자기 사그라들기 시작한 것은 상상속의 그녀 얼굴이, 내 얼굴과, 내 마음 속을 스쳐갔던 그 어떤 누군가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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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를 했다Blog 2007. 12. 19. 19:03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포기한 자에게는 정치를 논할 권리도 없다. 투표를 하고 왔다. 투표 결과가 뻔하게 예상되는 가운데에서도 MB를 포함하여 다른 후보들도 열심히 최선을 다하여 대선 레이스를 완주했으며 이제 우리는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진실은 거짓을 이길 것이다만... 무능이 용서되지는 않는다" 여당의 후보인 정동영 후보가 내세우는 캐치 프레이즈 중 하나. 나름 수많은 공약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가슴에 와닿은 공약이 없다는 사실은 확실히 정동영은 줄기차게 'MB 네거티브 전략'을 고수해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MB에 비해 뒤가 구릴 것이 없는 깨끗한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현 정권 심판'이라는 국민들의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이 약점. "합법이든 불법이든 실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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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당선을 피하기 위해 정동영을 찍어야 하나?Blog 2007. 12. 7. 16:01
이명박이 BBK 관련 의혹에서 벗어날 조짐이다. 5일 검찰에서 발표한 BBK사건 관련 수사 결과에 의해 우리는 이명박이 BBK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검찰의 자체 의견'을 '통보'받았다. 그 수사 결과 내용이 믿을 만한 것이든, 그렇지 못한 것이든 간에 지금 시점에 중요한 것은, 그 '통보'에 의해 지금껏 MB 네거티브 선거 전략을 줄곧 고수해 온 정동영과, 수사 결과로 최대의 이득을 보게 된 이명박의 표가 조금 더 늘어났고, 이명박의 비리라는 틈새 시장을 정면 돌파하려던 이회창의 표는 급격히 감소하게 되었다. 지금 시점에서 우리는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까? 대선이 채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인 지금, BBK라는 최대 난관을 피해나간 이명박의 대선 당선을 막을 만한 요소가 별로 없어 보인다. 게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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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그리고 10년Blog 2007. 11. 15. 23:57
오늘 수능이 있었다. 오늘. 오늘도 어김없이 출근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지하철 역을 향하던 중, 수능 시험장으로 지정된 것으로 보이는 학교의 교문 앞에서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대기하고 있는 고등학생들을 보게 되었다. 아... 그래. 오늘이 수능날이었지?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능날인데 의외로 오늘 아침은 덜 추워서 다행이네' 라는 이기적인 생각을 하며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mp3에 귀를 꽂고 오랜만에 Matchbox Twenty의 음악을 플레이했다. 갑작스럽게 이런 저런 생각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 10년 전의 내 모습이 떠오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나의 10년 전. 비평준화 지역이던 내 학창시절의 포항. 중학교때 학교에서 나름 공부 좀 한다던 친구들만이 프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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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의 말을 믿을 수가 있을까?Blog 2007. 11. 11. 15:57
신의를 지키지 않고 약속을 헌신짝처럼 던지는 그런 정치인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 - 97년 대선 당시 신한국당 경선 결과에 불복, 탈당하여 대선에 출마한 이인제 당시 대선후보에게 이회창 당시 신한국당 대선후보가 한 말 관련 뉴스 보기 현실 정치 참여할 생각 없다 - 2007. 1월 모 언론과의 인터뷰 때 이회창씨가 직접 언급한 말 이회창, 정계 은퇴에서 복귀까지 말바꾸기를 즐겨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 없음은 본인이 먼저 이야기했다 원래 국회의원이라는 존재가, 아니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라는 존재가 자신이 처한 정치적 상황에 따라 이리 저리 말바꾸기를 자주 하는 족속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고 치자. 그래서 그런 말바꾸기가 '그들 나름의 직업 정신'이라며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치부한다고 치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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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AW이미지 JPG로 변환하기Blog 2007. 11. 10. 16:13
RAW? 날 것이라는 뜻의 raw에서 온 RAW 파일. 각 카메라 브랜드마다 각기 자신만의 RAW 이미지의 파일 포맷을 가지고 있다. 도대체 이 RAW이미지는 무엇이란 말이냐? 좋은 설명들이 웹에 많겠지만 그 중 하나를 골라서 아래와 같이 소개를 해드린다. RAW이미지란?(치우천왕님 블로그) 사실 RAW가 아닌 JPG 이미지로 촬영을 해도 사진 생활에 큰 무리가 없다. 어찌보면 RAW는 비슷한 화질의 JPG에 비해 용량은 거의 두 배가 더 크기 때문에 저용량 메모리를 가지신 분들에게는 오히려 더 불편한 존재가 될 수도 있다. 게다가 RAW 이미지 자체는 대부분의 이미지 뷰어와 호환되지 않는 파일 포맷이기 때문에 보정을 위해 JPG로의 변환단계를 거쳐야만 하는 귀찮은 단계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