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
이 곳은...?Blog 2007. 11. 7. 23:08
사진? 어렸을 적엔 입학/졸업식이나 수학여행, 운동회같이 특별한 날에만 찍는 것이 사진이라 생각했다. 언제나 카메라를 들이대면 똑같은 거리에서 똑같은 표정, 자세를 유지하며 어색하게 웃는 사진. 지금 돌아보면 좀 더 색다르게 찍을 수도 있었을텐데 하며 아쉬워해보기도 하지만, 분명 그 사진들 역시 내게는, 우리에게는 소중하고 따뜻한 추억의 한 켠을 장식하고 있다. 보정? 20세기초, 디지털 이미징의 영역이 조금씩 자리잡기 시작할 때 쯤, 그러니까 필름 이미지와 디지털 이미지간의 구분이 조금씩 시작되던 그 때, 흔히들 포토샵으로 보정된 디지털 이미지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사진이 아닌 그림이다' 식의 비판을 가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 현상은 여전히 보정이냐 합성이냐 식의 논란으로 꾸준히 지속되고 ..
-
꿈Blog 2007. 11. 1. 00:45
악몽(惡夢)... 가끔씩 악몽을 꾸곤 한다. 뭐랄까... 분명히 고통스러운 느낌을 자는 동안 받았는데 깨고 나면 왜 내가 그런 고통속에 식은 땀을 지난 밤에 흘렸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꿈. 혹은, 아무 것도 몰라 어리버리대던 이등병 시절로 돌아가는 꿈이거나,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꿈이거나, 가장 친한 친구와 주먹다짐 ㅡ 그러나 이마저도 의외로 주먹을 상대에게 제대로 휘두를 수 없다 ㅡ 을 하는 꿈... 잊을만 하면 나타나는 감기기운처럼, 며칠간 신경쓰지 않으면 갑자기 솟아오르는 여드름처럼, 내게 악몽은 그림자처럼 내 뒤를 따라다니고 있다. 어릴 적... 어릴 적의 나는 우주에 관련된 책을 읽기 좋아했다. 특히 풀컬러의 화려한 삽화가 실려있던 백과사전을 보는 걸 좋아했다.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는 안드로메..
-
another start of the week; another myselfBlog 2007. 10. 29. 00:40
어느새 주말이 흘러가고 또 새로운 한 주를 맞아야하는 시간이 왔다. 나는 이번 주말에 뭔가를 이루었을까? 일 탈 항상 똑같은 주말을 여느 때와 같이 의미없게 보내고 나면, 왜 나는 한번쯤 생활 속 '나름대로의' 일탈을 감행해보지 않았을까 후회하고는 한다. 무작정 카메라와 mp3, 지갑만 들고 어디론가 무작정 떠나본다든지, 하루종일 서울 시내를 무한정 걸어본다든지, 그러다가 괜찮은 여자에게 무작정 말을 걸어본다든지 말이다.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어쨌든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선에서 누리는 일탈의 묘미는, 지금의 내게는 너무나 먼 나라의 얘기처럼 느껴진다. 무력감 사실 가끔은 저런 짓을 저질러 보곤 했다. 의외로 과감한 구석이 있는지, 정말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내 앞에 앉은 그 어떤 여..
-
英雄Blog 2007. 10. 28. 12:19
얼마 전, 김래원 주연의 '해바라기'라는 영화를 보았다. 거칠게 보냈던 10대를 지나, 살인이라는 죄목으로 참회와 반성으로 보낸 10년간의 수감생활을 끝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보겠다며 고향을 찾은 이 남자의 이야기는, 끝내 그를 가만히 두지 못하는 사회 덕분에 해피엔딩이 될 수 없었다. 재미있는 것은, 영화 플롯 구성 자체는 흥미로웠지만, 영화를 보고 가슴에 가장 크게 남은 것이 가족애와 사랑과 같은 진부한 주제 뿐만 아니라, '나도 김래원처럼 싸움 좀 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라는 것이다. 유년기 시절의 대부분을 80년대에 보낸 내게, 1층 고모집에 있던 비디오는 너무나 부럽고도 재미있는 존재였다. 비디오만 키면 온갖 화려한 액션과 훈훈한 웃음을 선사하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성룡을 볼 수 있었..
-
#2Blog 2007. 7. 1. 02:57
가끔씩 내 능력의 한계가 느껴질 때가 있다. 그걸 인정 못하는 내 모습도 한계다. 나는 그런 놈이었나? '언젠가는 나도 초탈의 경지에 이를 만한 인간이 되어야지...' 라고 다짐하는 이 순간에도 나는, 늦게 오신 작전장교님에 대해 조금은 불만스럽다. 술에 취해 있지만 그래두 열심히 하려는 분인데 왜 그럴까? 잠마저 이기지 못해 남을 미워하는 나는...? 누구든지 자기 생각을 그대로 행동으로 옮기고 싶어한다. 그러지 못한다. 그게 좌절일까? 좌절하고 싶을 때 좌절하지 못하면... 그것도 좌절인가? 모순인가? Life is circle... 뱀이 자기 꼬리를 물지 못하는 것처럼 사는 것도 어쩌면 모순 그 자체일 것 같다. 안 죽으려구 발버둥치며 우리는 점점 죽음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 사랑을 모..
-
關係의 終末Blog 2007. 7. 1. 02:30
누군가를 알게 된다는 것, 아니 누군가를 더 알고 싶어지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아니 사실은 밤새 자면서도 떠올리고 있었던 사람이, 아니 전날 밤 자기 직전까지 생각하고 있던 사람이 있다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듯,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다는 사실은 언제나 우리 머리 속에 숨어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망각의 즐거움을 최대한 즐기려 한다. 잊고 있다는 사실마저 완전히 잊지는 않지만, 애써 무시하려 한다. 그러나, 우리 의지와는 상관없이, 우리 스스로도 모르게, 그 망각이 깨져버리는 순간이 다가오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그 변화를 두려워한다. 헤어짐을 걱정한다. 충분히 행복했었던 예..
-
#1Blog 2007. 6. 29. 02:00
다시 생각없는 하루. 하루... 그 단순한 시간이 싫다. 머리아프게 내 자신이 주체가 된 고민두 해보구, 그 누군가를 미치도록 그리워하며 그 누군가라는 사람을 위해 사는 나를 꿈꿔본다. 아직은 많이 남은 군생활이지만, 그 치열한 나날이 어느 새 반환점을 향해 나를 인도하구 있다. 입대 전 내가 바란 육군 김재석과 예비역 김재석, 그리고 지금 육군 상병 김재석은 얼마나 다를까? 뭐든 열심히 하려는 마음가짐으로부터 나태해진 내가 보인다. 언젠가 다시 사회로 환원되는 날이 오겠지만(올지 의심스럽지만) 지금보다도 더 성숙하고, 능력있고, 착하고, 사려깊고, 강하고, 멋지고, 사교적이고, 성실한 내가 되자. 항상 웃는 얼굴...! 어느 새 2001년 3월 28일이 3일 앞으루 다가왔다. 내일이면 머리를 짧게 자른..
-
헛소리의 결정체, MililogBlog 2007. 6. 29. 01:44
지난 주말 입사 전 마지막으로 집에 다녀왔다. 내 숨결이 온전히 살아 숨쉰다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군 시절 새롭게 이사한 그 집, 내 방 책장에서 내 물건을 챙겨왔는데, 그 물건 중 하나가 군생활의 피곤함을 이겨내기 위해 틈틈이 생각나는 대로(그야말로 생각나는 대로) 써내려갔던 조그마한 수첩이다. 이 수첩은 제대 후에도 한번쯤씩 찬찬히 읽어본다. 그러면 그 글귀를 적어내려간 당시 내게 어떠한 일이 생겼는지 고스란히 떠오르는 것은 물론, 그 때가 낮인지 밤인지까지 희미하게 기억이 떠오를 정도이다. 군을 떠나온 지 5년이 넘은 지금, 다시금 돌아보면 참 유치한 글귀에 허무맹랑한 아이디어, 분노에 악감정으로 가득찬 내용 뿐이지만 그 글귀 속 어리석은 내 모습도 나의 과거이기 때문에, 내가 보듬어 가야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