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만 같았던, 아니 사실은 꿈 같을 것만 같았던, 구정 연휴도 오늘로 끝이 나고 내일부터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현실의 빠듯함 속으로 기어 들어가야 한다. 꼭 이런 기분을 느낄 것 같아서 그렇게도 부던히 돌아다니고 구경하고 사진 찍고 했는데도, 언제나 그렇듯 이번에도 역시나 휴가의 마지막을 아쉬움과 후회로 마무리짓게 된다.
그간 나름 바쁘다는 핑계로 내가 알고 지내던 사람들에게 자주는 커녕 가끔이라도 연락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지냈다. 나 스스로에게 연락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블로깅마저도 제대로 하지 못했으니 더 할 말이 있으랴;; 그러다가 방금 오랜만에 오늘 생일을 맞이한 내 회사 2년 선배이자 내 대학교 동기인 친구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처음에는 방명록에 간단히 인사말만 남기려다,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내 친구들은 어떻게 지내고 느끼고 살고 있는지 궁금해져서 게시판을 들어가 보았다. 그 친구의 글은 왜인지 너무나 솔직하고 담백해서 우리 친구들 사이에서 꽤나 괜찮은 평과 함께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구독률을 보여주는데, 오늘도 그 믿음을 져버리지 않았다.
사람이라는 것은 참 희한한 게, 똑같은 고통도 주변의 모든 사람이 똑같이 겪고 있다는 인식을 하게 되면 별 것이 아닌 게 된다. 모두가 가난해서, 아예 그 가난이 아무 것도 아닌 게 되어 버리는 이 베트남에서 행복이란 그저 아는 사람들과 함께 모여 수다를 실컷 떨며 웃는 게 전부인 것 처럼. 나 혼자 달리는 레이스가 고독하다 못해 가장 어려운 것이 되는 것은, 숨이 차 올라 당장 다음 발걸음을 더 옮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그 순간에도, 사실은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헐떡이며 달리고 있는 것을 보며 얻을 수 있는 위로와 위안이, 그 고독한 레이스에 없기 때문이리라.
그래서일까... 오늘 그 친구의 글을 쭈욱 읽으면서 적지 않은 위로를 받았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왜이리 가슴이 시린 건지... 그건 왜 그런지 나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