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고전 승리! 하지만...Blog 2006. 6. 14. 11:04
골로 우리나라를 구한 두 선수
승리를 얻었으니 당연히 잘 했다고 생각한다. 전반에 부진했던 몸놀림도 선수교체와 포메이션 변경,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프타임 동안 긴장감을 없앴던 것이 효과를 보면서 후반전에는 좋은 몸놀림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박지성의 돌파로 이끌어 낸 퇴장은, 처녀 출전국인 토고에게는 치명타였음이 분명하다. 게다가 곧이어 동점골이 터졌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그 순간부터 그로기상태에 빠져들었음이 분명하다.
적절한 시간에 역전골까지 터져줬기 때문에, 토고가 할 수 있는 것은 산발적으로 롱패스를 통한 역습을 하는 것 외에는 없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표팀은 간헐적으로 위기상황을 맞으면서 수비진의 불안함을 보여줬다. 10:11의 수적 우세상황에서는 상대가 공격을 할 수 없도록 패스를 돌리면서 더 악착같이 밀어붙이는 것이 효과를 볼 때가 많다.
실망스러운 것은 3:1로 이기지못했다는 것도 있지만, 경기결과가 어느정도 결정이 난 것이나 다름없는 인져리 타임(그것도 3분중에 반이 넘게 흐른 1분 40초경에)에 얻은 마지막 프리킥 기회에서, 슛을 시도하지 않고 볼을 뒤로 돌린 것이다. 역동적이던 경기가 순식간에 B급 경기로 몰락하는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온 구장의 관중들이 야유를 퍼부었다.
아직 월드컵 원정 경기에서는 단 한번도 승리를 얻은 적이 없는 우리나라 대표팀이기에, 어떻게든 승리를 지키고 싶었기에, 그 고귀한 승리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체력적으로 소진한 수비진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법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그 머나먼 타국에서의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경기장 분위기를 '거의 홈경기'를 방불케하는 열정적인 응원을 펼쳐준 우리 응원단(붉은 악마라고 하기가 웬지 싫다)들이 느꼈을 당혹감을 생각해보라. TV앞에, 광장에, 공원에, 술집에, 학교에, 내무실에 모두 모여 통쾌하고 떳떳한 승리를 갈망하며 열정적으로 응원했을 전 국민들을 생각해보라.
우리 국민들이 원했던 것은 승리였다. 하지만 승리뿐만은 아니었다. 지난 2002 월드컵 4강전과 3, 4위 전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온 국민은 박수를 보냈다. 떳떳한 패배였기 때문이다.
첫 경기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16강을 절대로 낙관할 수 없는 이러한 처지가 안타깝다.
원본글 트랙백 : http://news.naver.com/tb/news038,0000333539'Blog' 카테고리의 다른 글
post in Rome (0) 2006.07.31 베네치아 / 피렌체 숙소 정보 (1) 2006.07.20 홀릭이 놀러왔다... OTL (2) 2006.06.10 MS의 차세대 이미지 파일 'WMP' (0) 2006.06.03 이걸로 fps하면 어떨까? (2) 2006.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