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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이경규가 간다 미국戰 편에서 안정환의 동점골로 한창 흥분해 있을 때,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조형기씨가 내뱉은 말이다.
나는 있잖아요... 축구를 사랑해요...
지금도 가끔, 아니 자주 보게되는 저 멘트. 저 당시에는 진심이었을거다. 그것은 분명하다.
아니 조형기씨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같은 마음이었을거다.
그러나 지금은 안다. 우리 모두가 안다. 우리가 사랑했던 것은 축구가 아니라
그냥 월드컵과 월드컵 한국 대표팀이었던 것일 뿐이라는 것.
축구를 진정으로 사랑해서 즐겼다기보다는 내가 응원하는 팀이 이겨서 좋아했을 뿐이다.
이러한 사실이 증명되는 건 채 몇달이 걸리지 않았다.
2002년 월드컵 3,4위전에서 붉은 악마가 내보인 'CU@K리그'라는 절박하다 못해 구걸에 가까울 정도로 눈물겨운 캐치프레이즈에도 불구하고, 거품낀 K리그의 인기가 제거되는데는 몇달이 걸리지 않았다. 월드컵 스타인 송종국, 김남일 등을 보러 축구장을 찾은 여학생팬들도 언제 그랬냐는듯 축구를 등한시하는데 걸린 시간은 정말 슬프게도 몇달이 걸리지 않았다.
자 이제 또다시 2006년이다. 2002년에 월드컵 마케팅으로 단맛 본 이동통신회사들은 올해는 더 극성이다. 언론매체도 마찬가지다. 완전 월드컵공화국이다.
나는 있잖아요... 돈을 사랑해요...
저렇게 떠드는 것 같아서 기분이 매우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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