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건축 사업부의
체육대회한마음 전진대회 중 화합의 장 축제의 오프닝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신입사원 대표 자격으로 본사에 출근하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나도 모르게 왜인지 현장이라는 곳이 정이 넘치는 곳, 본사는 냉정한 분위기가 흐르는 곳이라는 인식을 머리 깊숙히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다 보면 한번쯤 내 머리 속을 흐르는 생각...
본사에서의 일을 하게 되면 어떨까?
본사로 출근한다는 것은 현장에 출근하는 것과는 아침부터 다르다. 우선 조금 더 일찍 일어나야 한다. 본사가 현장숙소에서 꽤나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아침 6시 10분에 일어나도 넉넉하던 현장 출근 때보다 약 30분 이상 더 일찍 일어나야 한다. 현장에 출근할 때는 '어차피 눌릴 머리'
떡지든 뭐든 씻지도 않고 간단하게 머리를 감고 모자를 눌러쓰고 나가지만, 본사로 출근할 때는 가볍게 왁스로 머리를 정리해야 하는 수고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지저분하고 땀냄새 배인 작업복이 아닌 깔끔하고 세련된 정장을 입고 출근할 수 있다는 것.
일터로 나가서도 색다르다. 우선 일터 주변 분위기가 다르다. 현장 주변으로는 새카만 아저씨들과 황량하다 못해 싸늘하기까지한 공항 주변 활주로, 그리고 그 위를 시끄럽게 쏘다니는 수많은 화물 비행기들만이 존재하지만, 강남역에 위치한 본사 주변은 그야말로 도시적이고 북적하며 커피 전문점에서 스며 나오는 향긋한 커피향처럼 여유로운 느낌을 주기까지 한다. 낮 2시에 정장 차림으로 강남 대로를 걸으며, 무언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처럼 익숙치 못한 느낌을 받은 것 또한 새로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 하루 업무인수인계를 위해 현장으로 출근한 후 아침 체조를 하는데 왜 자꾸 웃음이 났을까? 지긋지긋하고 짜증나지만 그래도 고향을 버릴 수 없는 우리 모두처럼, 내게도 현장이라는 곳이 이미 '업무상' 마음의 고향이 되어버린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나 스스로가 참 대견하고도 두려워진다.